본문 바로가기
공간과 VM 이동숙 칼럼

유니클로의 커피와 꽃

by 머쉬룸M 2025. 2. 23.
반응형

도쿄 출장을 갈 때면 유니클로 매장을 한두 번쯤 들르게 된다. 한국에도 여러 유니클로 매장이 있지만, 일본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점점 달라지고 있는 독특한 콘셉트와 공간 경험 때문에 특별하다. 패션 아이템은 비슷할지 몰라도, 일본 매장에서는 색다른 시도가 돋보인다. 대표적으로 유니클로 커피(Uniqlo Coffee)’유니클로 플라워(Uniqlo Flower)’가 그러한 사례다.

 

유니클로 플라워 도쿄점

 

코로나가 종식 직후 마로니에 게이트 긴자에 새롭게 문을 연 유니클로 도쿄(UNIQLO TOKYO)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매장 입구를 가득 채운 화려하게 수놓은 꽃매장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존의 유니클로 매장에서 접하지 못한 꽃매장이 처음에는 이벤트 행사장으로 착각했을 만큼 의외의 카테고리였다. 또한 매장 내부에도 처음 접한 ‘Uniqlo Coffee’가 숍인숍 형태로 자리해 있었다.

유니클로에서 새롭게 등장한 두 개의 카테고리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유니클로가 의류를 판매하는 곳을 넘어 꽃과 커피로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였다.

 


유니클로 혼텐점

 

2024, 도쿄 신주쿠에 유니클로 플래그십 스토어 혼텐점이 새롭게 개장했다. 이세탄 백화점과 마루이 백화점과 근처에 위치한 이 매장은 과거 빅카메라와 협업해 운영했던 빅클로(Bicqlo)’가 있던 자리로, 3,967(1,200)의 압도적인 규모로 재탄생했다. 강렬한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유니클로가 단순한 의류 브랜드를 넘어 일본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꽃을 파는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2020년 요코하마점에서 처음 꽃 판매를 시작했다. 코로나가 종식되던 시점, 유니클로는 쇼핑 공간을 넘어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만들고자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다.

요코하마의 UNIQLO PARK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원과 점포를 병설하며 꽃을 판매하게 된 첫 사례다. 현재 유니클로는 도쿄 하라주쿠점, 유니클로 도쿄점, 신주쿠 혼텐점을 포함해 전국 21개 매장에서 유니클로 플라워를 운영하고 있다.

 


도쿄 꽃가게와 가드닝 매장

 

유니클로 플라워의 공간은 일본 전통의 생활예술인 이케바나(생화)’를 연상시킨다.

이케바나는 꽃과 나뭇가지 등을 활용해 자연의 미학을 표현하는 생활예술로, 일본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전통은 일본 거리의 꽃집과 유명 쇼핑몰 내 식물 매장에 자연스럽게 드러나며, 유니클로 플라워는 이처럼 일상의 연결과 생활문화적 요소를 쇼핑공간에 담아내고 있다.

유니클로만의 비주얼 머천다이징은 플라워 공간에서도 빛을 발한다. 꽃을 색상별, 종류별로 보기 쉽고 구매하기 편리하게 진열되어 있다.

마치 색상별, 종류별 정리 잘된 니트나 양말 진열대처럼 실용적이고 세련된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

소비자들은 입구에 진열된 알록달록하고 싱그러운 꽃을 즐겁게 감상하며 매장으로 들어선다. 꽃의 색감과 생동감은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기분을 자연스럽게 밝게 만든다. 유니클로 플라워는 매장에서 직접 판매되며,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어 일상 속 작은 즐거움이 된다.

고객들은 쇼핑 중에 마음에 드는 꽃을 선택해 집으로 가져가며, 매장에서 느낀 설렘과 계절감을 일상으로 이어갈 수 있다.

유니클로는 고품질의 꽃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누구나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한 송이에 390, 세 송이에 990엔으로 제공되는 꽃들은 고객의 삶에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더한다.

 


유니클로 플라워 신주쿠점

 

그러나 꽃은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으로, 재고 관리와 유지가 까다로운 아이템이다.

또한 필수품이 아니라 기호 상품으로 여겨져, 시즌이나 이벤트에 따라 판매량이 크게 좌우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유니클로가 꽃을 판매하는 이유는 의류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이 계절을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제철 과일과 꽃에서 전해지는 색감과 향기로 감각이 자극되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매장 입구를 장식한 알록달록한 꽃들은 방문객의 기분을 밝게 만들고, 꽃과 어우러진 색상의 상품으로 시선을 유도하며 쇼핑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이처럼 유니클로 플라워는 고객에게 쇼핑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며, 브랜드 철학인 ‘LifeWear’를 꽃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이는 유니클로가 단순한 의류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머무는 공간, 유니클로 카페

유니클로 커피를 처음 접한 곳은 도쿄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였다.

도쿄점은 유니클로의 ‘LifeWear’ 컨셉을 도시 중심부에 구현하며, ‘유니클로 플라워와 함께 유니클로 커피(Uniqlo Coffee)’ 매장을 선보였다. 이곳에서 처음 맛본 유니클로 커피는 200엔이라는 합리적인 가격과 함께 커피의 향과 맛도 기대 이상이었다. 다만, 도쿄점 카페는 커피를 즐길 좌석이 없어 서서 마셔야 했던 점이 아쉬웠다.


 

거리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유니클로커피 매장

 

2024년 신주쿠에 개장한 혼텐점 ‘Uniqlo Coffee’ 공간은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유니크한 인테리어와 더불어 고객이 쉴 수 있는 좌석과 테이블을 마련되었으며, 레드 컬러의 세련된 테이블은 공간에 생동감을 더했다.

특히 신주쿠 거리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까지 배치되어 고객들에게 커피 이상의 특별한 경험과 편의성을 제공했다. 실제로 창가에 앉아 음료를 마시면서 신주쿠 거리 풍경과 매장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었다.

신주쿠점 유니클로 카페가 좌석과 테이블을 배치한 이유는 단순히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유니클로 카페는 쇼핑을 하나의 경험으로 확장하며, 고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카페 공간은 고객과의 소통 창구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주쿠점의 카페는 쇼핑의 연장선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고객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상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로써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장소를 넘어 고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브랜드와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카페에서의 긍정적인 경험은 브랜드에 대한 친숙함과 유대감을 높이며, 상품에 대한 호감과 구매 의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유니클로는 쇼핑 공간을 고객이 일상을 채우고 풍요롭게 느낄 수 있는 장소로 변모시키고 있다.

 

신주쿠 유니클로커피 카운터

 

 

일상을 채우는 새로운 시도

유니클로는 유니클로 플라워유니클로 커피를 통해 브랜드 철학인 ‘LifeWear’를 더욱 풍부하게 실현하고 있다.

꽃과 커피는 고객의 일상에 감각적 즐거움을 더하며, 매장을 더 매력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유니클로 플라워는 매장 입구를 장식해 계절감을 느끼게 하고, 고객에게 활력과 친근함을 전달한다. 또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일상의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유니클로 커피는 고객이 쇼핑 중간에 휴식을 취하며 도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경험은 고객이 매장에서 더 오래 머물도록 유도하며, 브랜드와의 긍정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처럼 유니클로는 꽃과 커피를 통해 의류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진화하고 있다. 고객에게 상품 제공을 넘어 감각적 경험과 편안함을 선사하며, 매장을 소통과 연결의 장소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점포가 최대의 미디어라고 말한 야나이 회장의 철학처럼, 유니클로 매장은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고객 경험을 확장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유니클로가 일상의 동반자로서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니클로 플라원

 

 

이글은 패션포스트에 ' 꽃과 커피, 그리고 사람이 모이는 유니클로' 주제로 기고한 글입니다.

https://fpost.co.kr/board/bbs/board.php?bo_table=fsp34&wr_id=57

반응형

댓글